지진은 지구 암석권 내부에서 갑작스럽게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지진파를 만들어내며 지구 표면까지 흔들리는 현상이다. 지진은 너무 약해서 느낄 수 없는 크기서부터 사람과 여러 물건을 공중으로 들어올리고 도시 전체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격렬한 크기의 지진까지 다양한 강도로 일어난다. 특정 지역의 지진 활동(Seismicity)이란 특정 기간 그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빈도, 유형, 크기를 말한다. 지진에는 지표면의 진동 외에도 정상 미끄러짐이나 슬로우 슬립 같은 비진동성 암반의 미끄러짐 현상도 포함된다.
지진은 지구 표면의 땅을 흔들고 암반의 위치를 옮기거나 변성시켜 휘어지게 만든다. 큰 지진의 진앙이 바다 해역 상에 있다면 해저 지형의 변화로 쓰나미가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지진으로 산사태나 액상화 현상 같은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으며, 일부 지진은 화산 활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진'이라는 용어는 지진파를 일으키는 자연적, 인공적인 지진학적 현상을 통틀어 일컫는다. 대부분의 지진은 단층파열로 일어나지며 그 외에도 화산 활동, 산사태, 지뢰 폭발, 핵실험 등 여러 자연적, 인공적 원인으로도 발생한다. 지진이 일어날 때 처음으로 단층이 파열되어 흔들림이 시작된 지점을 진원이라고 하고, 진원의 지표면상 지점을 진앙이라고 부른다.
영어에서 'earthquake'는 13세기 'eorthequakynge'라는 중세 영어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땅에서 일어난 흔들림"이라는 'quavinge of erþe'이 하나로 합쳐진 말이다. 14세기 초 중세 영어에서는 위의 Earthquake를 줄인 "quaken"(현대 영어의 quake) 또한 지진을 가리키는 명사로 쓰이기 시작했다. 한편 'tremor'는 큰 지진보다 먼저, 혹은 늦게 발생하는 작은 지진을 말하며 중세 영어의 'tremour', 앵글로노르만어의 'tremor', 라틴어의 'tremere'에서 유래하였다.
한국어의 "지진"이라는 단어는 고대 한문의 '地震'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죽서기년》에서 기원전 1831년 혹은 기원전 1652년에 중국의 태산에서 땅이 뒤흔들린 일을 "태산진"(泰山震)이라고 처음 표현하였다. 태산에서 일어난 지진 기록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지진이 기록된 문헌 기록이기도 하다. '震'이라는 단어는 중국티베트조어의 "*dar ~ d(u/i)r "에서 유래되었으며 중세 중국어에서 '地震'으로 발전하였다.
지질구조학적 지진은 단층면을 따라 파괴가 전파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탄성 변형 에너지가 축적된 지구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단층면은 단층면 표면에 마찰 저항을 늘리는 불규칙한 표면 혹은 애스패리티(돌기) 구조가 없을 때만 부드럽고 지진 없이 움직인다. 대부분의 단층면은 울퉁불퉁하고 이 때문에 단층은 스틱 슬립 현상이 일어난다. 단층면이 정지 상태가 되면 판 사이 상대적인 움직임은 계속되어 단층 사이 응력이 증가하므로 두 단층이 고착된 표면 주변 영역에 응력이 쌓인다. 이는 응력이 거칠거칠한 돌기 구조를 파괴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쌓이며 애스패리티가 끊어지면 갑자기 고정되었던 단층면 사이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지면서 응력을 방출한다.
방출된 에너지는 탄성 변형을 가하는 지진파, 지표면 단층을 달구는 마찰열, 암반이 가라지는 운동에너지 등으로 방출되며 이들이 합쳐지며 지진이 발생한다. 이렇게 응력이 점진적으로 쌓이다 간헐적으로 순간적인 지진이 일어나 응력이 한꺼번에 발생한다는 이론을 탄성반발설이라고 부른다. 지진의 총 에너지 중 약 10%만이 지진파 형태의 흔들림으로 방출된다. 지진의 총 에너지 중 대부분은 단층 파열을 더 늘리거나 마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형태로 방출된다. 따라서 지진은 지구상에 있는 가용한 탄성 퍼텐셜 에너지를 줄이고 온도를 높이지만 이 에너지 변화는 지구의 깊은 핵에서부터 방출되는 전도, 대류성 열에너지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축적되어 암석의 파열이 일어나는 한계를 넘어설 때 일어나는데, 암반이 파열되는 전체 영역을 진원역이라 한다. 규모 M8을 넘는 거대지진의 경우 진원역의 길이가 수백 km가 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규모 M9.1이었던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의 경우 진원역은 이와테현 해역에서 이바라키현 해역까지 동서 200 km, 남북 500 km 길이 영역으로 광범위하다. 암반이 파열된 전체 영역 중에서도 암반이 처음으로 파열을 시작하는 땅 속의 한 지점을 보고 진원이라고 부른다.
암반의 파열이 일어난 진원의 바로 수직 위 지표상의 한 지점을 진앙 혹은 진앙지라고 한다.
지질학적으로 발생하는 자연지진의 대부분은 깊이 수십 km를 넘지 않는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 지역에서 발생한다. 진원 깊이 70 km 미만의 지진은 천발지진이라고 부르며, 진원 깊이가 70 km에서 300 km 사이인 지진은 보통 중발지진이라고 부른다. 더 오래되고 차가운 해양판 지각이 다른 지각판 아래로 섭입해 내려가는 지역에서는 더 깊은 곳인 진원 깊이 300 km 에서 700 km 사이 지역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 지진을 심발지진이라 부른다. 이렇게 지진 활동이 강한 섭입대 지역을 와다치-베니오프대라고 부른다. 심발지진은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섭입한 암석권이 더 이상 파열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다. 심발지진의 발생 원리 가설 중 하나로는 감람석이 첨정석 구조로 상전이하는 과정에서 단층 파열이 일어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진원 깊이에 따라 지진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은 베노 구텐베르크와 찰스 릭터가 70 km 이하를 "Shallow earthquake"(천발지진), 깊이 70-300 km 사이 지진을 "Intermediate earthquake"(중발지진)으로, 깊이 300 km 이상 지진을 "Deep earthqauke"(심발지진)으로 구분하면서 시작된 용어이다.
절대다수의 지진은 천발지진인데, 실제로 중발지진은 전 세계에서 발생한 지진 에너지의 12%를, 심발지진은 3%를 차지하고 나머지 85%는 천발지진이다.
전 세계에 한해 약 50만 건의 지진이 지진계에 관측된다. 이 중 인간이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지진은 약 10만 건이다. 소규모 지진이 주로 발생하는 지역은 엘살바도르, 멕시코, 과테말라, 칠레, 페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란, 파키스탄, 포르투갈의 아소르스 제도, 터키, 뉴질랜드,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 네팔, 일본과 같은 판의 경계 지역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발생하는 빈도도 지수함수적으로 작아지는데, 예를 들어 같은 기간 규모 M4의 지진은 규모 M5의 지진보다 10배 더 많이 발생한다. 이는 지진 활동이 낮은 곳에서도 비슷한데 영국의 경우 M3.7 규모의 지진은 1년에 한번 꼴로, M4.7 규모의 지진은 10년에 1번 꼴로, M5.7 규모 지진은 100년에 1번 꼴로 지진이 발생한다. 이런 지진 발생 빈도를 체계화한 것을 구텐베르크-릭터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지진이 관측되고 있지만 이 현상은 실제 지진의 발생 횟수가 늘어났기보다는 지진 관측소가 늘어나고 지진계의 성능도 증가하여 관측 가능한 지진의 개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의 지진 관측소 개수는 1931년 약 350개에서 오늘날 수만 개로 증가하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발표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연평균 규모 M7.0-7.9의 대지진이 18차례 발생했고, M8.0 이상의 거대지진은 1회 정도 발생했으며 이 평균치는 큰 오차 없이 매우 안정되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연간 발생한 대지진의 수가 점점 감소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는 체계적인 추세라기보다는 통계적인 일시적 변동일 가능성이 높다. 지진의 규모와 그 발생 빈도에 대한 자세한 통계는 미국 지질조사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지진의 수가 해마다 올라갔다거나 내려갔다는 변동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이는 격렬한 지각 활동의 주기성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진에 대해 정확하게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때가 1900년이 넘어서였기 때문에 통계를 통해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90%, 큰 규모의 대지진의 81%는 태평양판의 경계를 따라가는 길이 약 40,000 km의 말굽 모양 영역인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발생한다. 그 외에도 히말라야산맥과 같은 주요 판 경계 지역에 거대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멕시코시티, 도쿄, 테헤란과 같은 지진위험도가 높은 도시가 메가시티로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일부 지진학자들은 단 한 번의 지진으로 최대 30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지진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발생하며 이를 한데 묶어 지진군(earthquake cluster)을 형성한다. 대부분의 지진군은 피해를 거의, 혹은 전혀 일으키지 않는 작은 지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진이 일정한 패턴을 이루며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도 존재한다.
여진이란 큰 지진, 즉 본진 이후에 발생하는 하나 혹은 여러 지진을 의미한다. 여진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암반 사이 급격한 응력 변화와 본진의 응력이 파열된 단층면 주변의 지각에 영향을 주어 이동하거나 변형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진은 본진과 동일하거나 거의 비슷한 곳에서 일어나지만 그 규모는 본진보다 더 작다. 그럼에도 본진으로 이미 피해를 입은 건물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위험도가 높다. 보통 뒤에 일어난 여진이 본진보다 더 크면 여진이 본진으로 바뀌고 원래 본진은 전진이라고 부르게 된다. 여진은 본진으로 이동한 단층면 주위 지각이 본진의 충격에 다시 변형되거나 재이동하면서 발생하므로 주로 진원역에서 여진이 일어난다.
군발지진이란 짧은 기간 사이에 특정 지역에서 일련의 여러 차례 일어나는 지진을 의미한다. 군발지진은 일련의 여진과는 다른데 발생한 지진들 중 어느 지진도 다른 지진보다 유달리 강하거나 크게 다른 점이 없어 어떤 지진도 본진이라고 집어서 말할 수 없다. 군발지진의 예시로는 2004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지진이나 1965-1970년간 일어났던 일본의 마쓰시로 군발지진이 있다. 한국에서는 2013년 보령 앞바다에서 그리고 2020년 해남군 지역에서 군발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때때로 이전 지진의 흔들림이나 응력 재분배로 지진이 군집을 이루어 촉발해 발생하는 일련의 '지진폭풍'이라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여진과 비슷하긴 하지만 본진이 일어났던 지진이 아닌 인접한 지진에서 일어나는 지진폭풍은 수년에 걸쳐 발생하며 초기에 발생한 지진만큼 큰 피해를 주는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지진폭풍의 예시로는 20세기 터키의 북아나톨리아 단층을 강타한 12차례의 지진, 중동에서 오랫동안 발생하는 변칙적인 군발지진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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